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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자녀 교육법

노숙인에 대한 편견

by 책 읽어주는 아빠 2022. 10. 22.

노숙인에 대한 편견

노숙인

 

 

노숙인에 대한 나쁜 편견

게으르다, 열심히 살지 않았다

알콜중독자다

자기 마음대로 한다

고로 이들에게 소망은 없다.

 

 

노숙인 대부분은 일반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난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정신적인, 육체적인 장애와 상처로 인해 노숙하기를 결정하게 된다. 한 번 생각을 해보라. 아무런 연고도 없고, 가족도 없고, 교육도 못 받았고, 몸에 장애가 있고, 돈도 없다. 노숙인 시설이나 복지 단체나 도움을 주는 교회도 알고 있지 못한다면 할 수 있는 생각은 뭐겠나? 안전해 보이는 장소를 찾겠고, 날씨가 추우면 그래도 따뜻한 장소를 찾아 잠을 청하게 될 것이다. 노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노숙을 처음 결정하기까지는 대단한 절망과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이 시기에 자살을 하는 사람이 많다. 삶의 밑바닥까지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3개월이 지나면 노숙에 대한 노하우를 쌓게 되고, 노숙인 친구도 만나게 된다. 노숙 생활에 익숙하게 되고, 그 상황을 이제는 받아들이고 긍정하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가 지난 후의 노숙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희망의 말을 한다거나, 자활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된다.

노숙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노숙을 하는 분들을 보면 춥고, 먹는 것도 부실하고, 일도 하지 않으며, 가족도 없으니 한없이 안타깝게만 여긴다. 반면 노숙이 익숙하신 분들에게 노숙은 어떤 것이겠나? 자유롭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매이는 것도 사람도 없다. 김삿갓의 마음을 갖게 된다. 생활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노숙만큼 좋은 것도 없다. 돈 걱정, 가족 걱정, 일할 걱정, 먹을 걱정 할 필요가 없다. 노숙하는 분들과 기초생활 연금을 받는 분들은 주로 서울로 몰려있다. 왜냐하면 받는 혜택이 많기 때문이다. 연금의 액수도 많고, 공짜로 밥을 주는 시설과 교회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고, 자고, 입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는 것도 익숙해지면 따뜻하게 잘 수 있고, 어지간한 추위도 면역이 생겨 춥지도 않다. 노숙을 하는 분들의 몸에는 야성이 생긴다. 추위, 질병, 상처는 병원에 가서 진단받지 않아도 회복력이 빠르다. 뼈가 부러져도 괜찮다. 부러진 뼈는 저절로 붙기 때문이다.

 

 

노숙하는 분들은 순수하다. 알콜중독이 많아서 과격하고, 범죄도 많이 저지를 것 같고,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이들만큼 순수한 분들은 없다. 이런 밑바닥에서 악한 생각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범죄를 저질러 내 처지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노숙을 하는 분들은 그런 범죄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래서 노숙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범죄를 하는 부류가 아닌, 오히려 범죄의 대상이 된다. 겉 모습이 좋지 않아, 혐오할 뿐이다. 그러면 이들은 왜 순수하게 노숙을 할까? 지금까지 져온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이용을 당하기만 했다. 이런 사람들끼리 모여서 같이 먹고, 술 마시고, 자고, 놀러 다니는 것이다.

 

 

대부분 노숙인은 알콜 중독자다. 알콜 중독으로 노숙하는 경우도 있지만 노숙을 하다 알콜 중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돈이 생기면 술을 제일 먼저 사서 마신다. 왜 노숙을 하면 알콜 중독자가 될까? 우리나라의 술문화 때문이다. 술에 대한 관대한 문화를 가졌다. 노숙을 하지 않더라도 일반 직장인도 알콜중독자가 많다. TV 프로그램을 틀면 연예인들은 술 이야기를 하기에 바쁘다. 술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고, 즐기는 문화인 것이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중독이 되어도 너그럽다. 사람들은 공원에서, 길거리에서 술을 마셔도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술 마시고 범죄를 저질러도 술 취했으니 어쩌겠냐는 투로 말을 한다. 술 마시고 간음을 저질러도, 술 마시고 폭행을 해도, 술 마시고 사람을 죽여도 술 취했으니 나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고성방가, 다툼, 지나가는 사람에게 위협적인 행위 등은 술 마시고 난 뒤의 일반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노숙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알콜중독자를 위해 술에 대한 지금보다 엄격한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술문화가 아닌 좀더 건전한 문화를 이 사회와 국민들이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복지 시스템을 모르는 분들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높은 수준의 복지를 하고 있는지를 모른다.몸에 장애가 있거나, 늙어서 혼자 힘으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나라는 연금을 제공한다. 기초생활 수급을 받는다. 보통 50~80만원 선이다. 이 정도는 미약한 금액이지만 임대주택도 제공하니 의식주는 해결할 수 있다. 몸이 아파 병원에 가서 입원해도 병원비는 몇 천원 선이다. 큰 수술을 해도 몇 만원 선이다. 그래서 힘들게 사는 중산층보다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는 것이 살기에는 훨씬 좋은 경우가 있다.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한 체 수 천만원의 병원비로 고생하는 분들도 많기 때문이다.

 

 

노숙인들을 돕는 시설이나 교회도 많다. 노숙인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의식주 해결은 물론 기초생활 수급자를 만들기 위한 절차도 진행하고, 병원 의료 혜택 지원, 임대주택 마련, 법률적 문제 해결,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쓰기도 한다. 그 외에 노숙인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끌어안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그러나 이런 도움을 받아도 몇 일에서 몇 개월이면 다시 길거리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움을 받아 새로운 삶으로 바뀌어 가거나, 자활이 되는 경우는 수 백명 중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한다. 도움을 받아도 그것이 도움인 줄 인식하고 고마워하는 경우가 희박하다. 오히려 욕을 하고, 돈을 훔치거나 물건을 훔쳐 나가기도 한다. 또 그 시설에 대해 교회에 대해 욕을 하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러겠나? 나쁜 사람이라서 그러겠나? 그것도 있겠지만 상처가 많아서 그렇다. 사랑을 받지 못해 그렇다. 노숙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겠나?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중 정작 도움을 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도움은 커녕 냉대와 이용해 먹는 도구 취급을 받으며 살았던 것이다. 그러니 노숙에 익숙한 상태에서 도움을 받으니 그 도움에 얼마나 고마운 마음이 들겠나...

 

 

어느 노숙인은 주민등록이 되지 않으신 분이 있다. 이 분은 어려서부터 가정이 해체되어 고아로 자란 분이다. 그러면 고아원이라도 가면 주민등록이 된다. 그러나 이 분은 그런 도움 조차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중식당에서 일만 하고, 돈도 모으지 못한 체 50살이 넘도록 지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중식당에서 일하고, 돈 모으고 주민등록도 하면 되었지 않냐? 왜 그것도 못했냐?"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분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라. 어려서부터 돌봄을 받지 못한 체 교육도 못 받았다. 생각과 말하는 것도 어눌하다. 그런데 중식당에서 입에 풀칠만 하며 일을 했다. 그 중식당에서 이 분을 노비 정도의 취급만 하였고, 식당이 되지 않으면 내보내 버린다. 이런 취급을 받은 어린 아이가 주민등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커서도 경찰에 검문을 당해 주민등록증이 없어 유치장에 하루를 보낸 경험도 많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은 이 분의 주민등록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 왜냐하면 경찰의 전공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몰랐던 것이다. 이 분이 청년의 시기까지 한 명의 도움을 주는 어른만 만났어도 주민등록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와 사람들은 그런 도움 조차도 주지 못한 것이다. 노숙인이 다 이런 안타까운 과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이런 과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한 상처가 깊다. 사랑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한 것이다.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받을 줄 안다.

 

 

이런 상처 많은 사람을 돕는 시설과 교회의 복지사나 목회자가 얼마나 힘들겠나? 도움을 줘도 욕하니 일을 해도 성취감을 누리지 못한다. 그래서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노숙인 돕는 일이다. 정신병원에서 일하거나, 교도소에서 일하는 사람의 특징은 그 사람들로부터 정신적 스트레스와 압박을 많이 받아 정신적 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은 어렵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노숙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정신병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 노숙인과 한 번도 접촉해서 돕지 못한 사람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 일 하면서 돈 벌면서 그 정도도 못해?"라는 생각 말이다. 그런 사람에게 오히려 질문을 하면 그 사람은 뭐라고 대답할까? "저 복지사나 목회자 보다 월급을 배로 드릴테니 노숙인을 위해 마음과 정성을 다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아마 일주일도 안 되서 노숙인과 싸우거나, 그들을 폭행하거나, 조용히 일을 그만둘 것이다. 이 일을 하는 대부분의 목회자는 물론이고, 복지사들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다. 그 일을 하며 돈을 벌지만 단지 돈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이 사회에서는 그 일 말고도 돈 벌 직장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이 일을 하시는 분들 대부분은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신다. 예수님이 사랑하라고 하셔서 사랑하기로 작정하신 분들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는 분도 있을 것이고, 불교나, 무교를 가진 분들도 많다.

 

 

"어느 시설에는 노숙인들을 화풀이 대상으로 여기더라, 어느 목회자는 노숙인과 싸워 폭행을 행사하더라."는 말도 많이 나돈다. 그런 말은 노숙인이 부풀려 퍼트린 경우도 있겠고, 그런 경험이 없는 외부의 사람들이 하는 말일 경우가 많다. 물론 노숙인을 위해 일하면서 분노하거나, 난동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몸싸움은 있다. 그 일을 하면 반드시 발생하는 일들이다. 노숙인을 돕는 일을 한지 3년 이내면 그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과잉 상태로 간다. 그렇게 10년이 넘게 되면 스트레스 지수는 점점 떨어지게 된다. 한 마디로 적응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지까지 가게 되면 성자가 된다. 보통 사람과는 확연히 다른 수준에 머물게 되어 노숙인도 이런 분들을 알아보고 정중한 태도를 보이게 된다.

 

 

노숙인을 알지 못하고, 노숙인을 돕는 시설과 교회의 일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아는 사람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 알지 못하는 사람의 목소리가 이 사회에서는 더 크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실제로 노숙인을 위해 돕고, 일하는 사람은 그런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그런 말을 하기 보다는 노숙인을 위해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말을 많이 하기 마련이다. 이건 만고의 법칙이다. 소문을 내는 사람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비인격적인 태도로 노숙인을 판단하고, 노숙인을 돕는 분들을 판단하는 것을 제발 멈추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사회의 약자를 위해 돕는 단계로 들어서길 바란다. 그러면 노숙인도 이해하게 되고, 이들을 돕는 분들도 이해하고 존경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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